인촌공소 역시 초전성당 소속 6개 공소 가운데 달창, 묵산(용각)공소와 더불어 폐쇄된 3개 공소 가운데 하나다. 아래 지도에서 보듯 세 공소는 초전본당과의 거리 뿐만 아니라 국도나 지방도로에서 떨어진 외진 곳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농촌인구 감소와 더불어 교통의 발달로 인해 자연스럽게 폐쇄 수순을 밟은 것으로 보인다. 아쉽게도 인촌공소 역시 초전성당 소속 6개 공소 가운데 하나라는 언급만 있을 뿐 상세한 정보를 찾을 수 없었다. 다만 내부에 1971년에 그려진 앙드레부통 신부의 그림이 있는 것을 미루어 그 무렵 즈음 설립되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인촌공소는 마치 사람들이 증발해버린 듯 한산한, 폐가가 드문드문 보이는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인구소멸과 농촌붕괴의 현장에 와 있는 느낌이다. 아니나 다를까 인촌공소 역시 다 허물어져가는 모습이다.


창문틈으로 앙드레부통(Andre Bouton·1914~1980) 신부의 그림이 보인다. 다행히 내부로 들어갈 수 있었지만 늘 그렇듯 허락없이 들어가는 일이 썩 유쾌하지는 않다. 기록을 남기기 위해서라는 스스로의 변명 역시 초라하다.



모자상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1971년 10월 이곳에서 붓을 들고 그림을 그리는 앙드레부통 신부의 모습을 상상해본다. 그는 1972년 가톨릭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그림 그리는 원칙을 다음과 같이 밝힌 바 있다.
"나는 한국말을 할 줄 모릅니다. 그래서 말로써 전교하고 복음을 전하는 것은 포기하였습니다. 그 대신 그림으로 하느님의 현존을 나타내고자 합니다. 나의 그림을 보는 사람은 나의 그림을 통해서 하느님을 직접 대면할 수 있어야 할 것 같습니다. 그림은 하느님과 인간이 상봉하는 매개체가 되어야 종교적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 성모님의 성화 앞에 한 어머니가 병든 아들을 바치는 것을 본 일이 있었고 또 불교 신자 3명이 우주를 창조하신 그리스도의 성화 앞에서 큰절을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림은 나에게 있어서 복음을 전달하는 수단과 방법이 됩니다. 그리고 또 그림은 교리 해설도 됩니다....(중략)...그중에도 특히 예수님의 어린 시절의 이야기와 성모님과 성 요셉에 대한 성가정 그리고 현대에 와서 특히 부각되는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신비를 많이 그립니다. 우리를 위하여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만나게 하는 것이 바로 복음 전파라고 나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림을그린다는 그 자체를 성직이라고 나는 생각합니다. 이 성직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사도로서의 사명감을 갖고 그리스도를 증거하고 그리스도를 느끼게 하고 그리스도를 그림으로 가르쳐야 합니다. 화가는 가장 인간적인 방법으로 역사와 공간을 초월하는 그리스도를 현존케 합니다. 그러나 나의 그림을 감상하는 사람은 그림 자체에 집착하지 말고 그림을 초월해서 그리스도와 직접 대화해야 합니다. 이것은 바로 신앙의 행위이고 그리스도를 알고 사랑하는 시초가 될 수 있습니다. 불을 붙여놓고 사라지는 것이 화가의 사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화가가 자기 그림에 너무 애착을 두는 것도 금물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자신이 그린 그림의 미래에 대해서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지나가는 사람에 지나지 않습니다. 한국 화가들이 물론 나와야지요. 그들이 나의 그림을 무용지물로 만들 때 나는 나의 사명을 다한 것으로 알겠습니다.나의 그림은 지우고 그 위에 토착화된 성화가 한국 화가의 손에 의해서 그려져야 할 것입니다."
그의 열정과 바람을 우리는 어떻게 지켜내고 있을까.





<참고자료>
가톨릭신문, 왜관 베테딕또 수도원 부 신부, 그림으로 복음 전파, 1972.04.09
https://www.catholictimes.org/article/202008030230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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