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기행/안동교구

화령성당 화동공소

photomaker.anon 2024. 4. 21. 11:48
화동공소는 1965년 설립되었다. 이 공소는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 설계실에서 100개 이상의 한국 교회 및 공소 건축을 설계한 독일출신 알빈 슈미트(Alwin Schmid, 1904~1978) 신부의 작품이다.
1936년 사제서품 1년 후 한국인이 많이 살았던 만주 연길교구에 파견되어 용정본당을 맏는 등 사목활동을 하였으나 해방 후 공산군에 체포되어 남평과 하얼빈에서 감옥살이를 하다가 1949년 독일로 추방되었다.
독일로 돌아간 그는 한국 파견 동료 신부들의 요청으로 김천의 평화동성당, 문경 점촌동성당과 가은성당, 부산 분도병원을 설계한 것을 계기로 1961년 한국으로 돌아와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에서 본격적인 건축설계와 미술작업을 하게 된다. 한국 성당건축의 근대화와 토착화에 기여한 그는 75세 때인 1978년 11월 17일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에서 사망하였으며 수도원 묘지에 안장되었다.
1958년~1978년 까지 그가 설계한 본당과 공소는 112개소에 이르며, 학교와 병원까지 합치면 188개의 작품을 남겼다.
성당 내부로 들어가면 다른 곳에서는 볼 수 없는 다소 파격적인(?) 벽화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이 벽화 역시 왜관 베네딕토 수도원 소속인 프랑스 출신 앙드레 부통(Andre Bouton, 1914~1980) 신부의 작품이다. 부활과 수태고지, 그리고 베네딕토의 십자가(CSPB, Crux Sancti Patris Benedicti)가 그것인데, 부통 신부는 1940년 2월 25일 서품을 받고 1964년 부터 10년 간 한국에 머물며 전국적인 벽화작업을 통한 예술 선교 활동에 매진하였다. 1977년 프랑스로 복귀한 그는 1980년 3월 12일 선종하였다.
그는 한국 뿐만 아니라 동아시아, 예루살렘 등 전 세계를 여행하며 예술로 신앙을 전파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그의 작품은 한국인의 모습과 한국의 풍습, 색채를 담아내고자 했으며, 지방 공소를 중심으로 20여 점 이상의 벽화가 남아 있으며, 특히 대전교구 대흥동 주교좌성당에 남아 있는 2점의 벽화를 중심으로 소실된 그의 벽화를 복원하는 작업이 진행중이라 한다.
 
 
 
 
화동공소 방문은 가톨릭 건축과 미술에 대해 무지한 나의 눈을 새롭게 뜨게 된 계기가 되었다. 이전까지는 공소 건물에 대해 깊게 생각해본 적도 없고, 미술에 대한 조예도 없었다. 하지만 문외한의 눈으로 보기에도 화동공소의 건축물은 뭔가 달라 보였고, 내부 벽화는 솔직히 충격적이었다. 그 어디에서도 이런 성화는 비슷한 것 조차 본 적이 없었다. 대담한 선과 색의 조합은 너무 강렬하여 도무지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돌아오자 마자 조금씩 두 신부에 대한 자료를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선 나름 내린 결론은 이 작은 공소가 멀리는 한국 천주교회의 초기 역사와 깊은 관계를 맺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언젠가 여기에 관해 정리하여 소개할 기회가 있길 바라지만 내 게으름에 가능할 지 모르겠다.
 
 
 
 
<참고자료>
 
김정신, 교회 건축가 알빈 슈미트 신부의 성당건축 유형과 디자인 원천에 관한 연구, 건축역사연구 16권 4호 통권53호, 2007.8, pp.132-134)
 

가톨릭평화신문, 전세계 여행하며 예술로 신앙 전파한 '떠돌이 화가,' 2019.07.24

[붓을 통한 신앙 전파]1. 성 베네딕토회 앙드레 부통 신부

https://news.cpbc.co.kr/article/758575

 

가톨릭평화신문, 붉은 색 도포 입은 예수 그리스도... 성화의 토착화 추구, 2019.08.07

[붓을 통한 신앙 전파]2. 성 베테딕토회 앙드레 부통 신부

https://news.cpbc.co.kr/article/759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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