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암동성당 금광리공소

금광리공소는 춘천교구의 성지로 1887년에 개설되어 영동지역 천주교 모태를 이룬다. 한때 이 지역 전교 거점 본당으로 ,1921년에는 양양본당과 함께 영동지역 두 본당 중 하나였다. 

 

영동지역에 천주교가 전파된 것은 흥선대원군 시절의 병인박해(1866년)가 계기가 되었다. 금광리공소는 서울, 경기도, 경상도 등지에서 박해를 피해 피난 온 이들이 교우촌을 형성하여 1887년에 건립됐다. 금광리공소 본당이 건립된 것은 1921년 12월 2일이며 당시 신자 수는 100여 명으로 전해진다.

 

영동 지역 공소에 새로운 변화가 있게 된 것은 1900년이다. 교구장 뮈텔(Mutel, 閔德孝, 1854~1933) 주교가 이 지역을 방문(1900년 11월 23일)하면서 박해 이후 처음으로 견진성사를 베푼 것이다. 당시 금광리공소와 속초시 상도문리의 싸리재공소(도문공소)는 단독 공소 건물을 갖추고 신자 수도 100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지금의 공소는 1949년 봄 현 위치로 옮겨졌다. 예전 금광리본당이 있던 곳에 표지석이 있다고 한다. 예전에는 금광리공소였으나 현재 지명이 어단리이기 때문에 어단리공소라고도 불린다.

 

금광리공소는 한때 본당으로 영동 지역의 전교거점이었다. 1921년 가을 판공 때 금광리 신자들은 양양본당 최문식(베드로, 1881~1952)주임신부에게 보좌 이철연(프란치스코, 1892~1980) 신부를 금광리에 파견해주도록 요청했고 이에  이철연 신부를 그해 12월 금광리로 보내 금광리본당을 설립하였다. 

 

이로써 영동지역에 두 개의 본당이 설립되었으나 발전 가능성이 적어 1923년 11월 23일 주문진으로 이전하였으며 금광리공소는 주문진본당의 전신이 되었다. 1929년 주문진본당이 화재로 전소되자 다시 금광리로 본당을 이전했고, 강릉 지역이 발전하자 1931년 강릉 임당동에 부지를 매입하고 1934년 본당을 이전하였다.

 

금광리공소에 관한 자료는 본당인 노암동성당에도 있다. 

 

수수한 입구에 비해 강렬한 색상의 지붕과 처마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잠시 멈춰서 연혁을 읽어보니 역시 예사롭지 않은 곳이다. 안으로 들어가니 처마 아래 당당하게 "1887년 창립"이라 적혀 있다. 물론 지금의 공소가 지어진 것은 1949년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당하게 1887년 창립을 강조한 것은 건물로서의 공소가 아니라 역사로서의 금광리공소의 정체성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크기도 형태도 고르지 못한 글꼴이 왜그리 이쁘게 보이는지. 특히 "창립" 두 글자가 너무 귀엽다. 

 

 

순례자들을 배려한 듯 열쇠는 걸려 있기만 할 뿐 개방되어 있어 쉽게 들어갈 수 있다. 나갈 때 고리만 걸어 달라는 당부와 함께.

 

 

공소 외벽을 따라 성모님께 다가간다. 색바랜 벤치 사이에 자그마한 성모상이 순례객을 반겨준다. 어떤 이가 걸어놓고 갔을까? 묵주 몇 개가 걸려 있다. 

 

 

내부는 이렇다. 전형적인 소박한 시골공소, 그 자체다. 내게 보여지는 모습은 그저 껍데기일 뿐이다. 이 공간 속에 얼마나 많은 역사와, 사건들과 그것이 가진 의미가 어떻게 겹쳐 있는 지를 탐구하고 곱씹어보고 돌아보는 일이 훨씬 중요하다. 난 겉모습 만으로 아름다움과 추함을 가르는 관광객은 되고 싶지 않다. 유감스럽게도 여전히 그 수준에서 벗어나지는 못했지만.

 

 

 

<참고자료>

 

한국의 성지와 사적지, 춘천교구:강릉 금광리공소(어단리공소)

http://www.paxkorea.kr/bbs/zboard.php?id=1001&page=1&sn1=&divpage=4&category=2&sn=off&ss=on&sc=on&select_arrange=headnum&desc=asc&no=413

 

다음카페 노암동성당 > 본당사 자료실 > 금광리공소

https://cafe.naver.com/noamcath